January 2004

짜증

지난 주말부터 새로운 룸메이트와 함께 방을 쓰고 있다.
설 연휴 지나고 들어와보니 떡 하니 들어와 있었는데, 원래 예전부터 있던 미군이다.
난 새로운 사람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뭐 그래도 면식이 있으니 잘 지내보려고 첫날부터 하자는 대로 방 구조 다 바꾸고, 월락커 페인트 칠 다시 다 하고, 화장실 벽칠도 다시 하고.. 아무튼 군소리 없이 다 했다.

그리고 같이 지내기를 1주일.
이놈이 새벽 1시가 넘어도 잠을 안 자고 TV 드라마를, 그것도 볼륨 이빠이로 틀질 않나.
그 다음 날인가는 새벽 5시에 헤비메탈을 틀어놓고 그냥 나가버리지를 않나.
냉장고의 내 사랑 닥터페퍼를 2캔이나 말도 없이 쓱싹 마셔버리지를 않나.
소변 보고 나서 물을 안 내려놓고 그대로 두지를 않나.
자기 수건 거는 자리에 내꺼 걸어놨다고, 그리고 자기꺼를 내가 썼다고 내 수건을 화장실 바닥에 팽겨쳐두지를 않나(이건 내가 좀 잘못하긴 했다, 첫날 얘기를 잘못 알아들었다-_- 그래도 남의 물건을 그렇게 함부로 했다는 것 자체가 맘에 안 든다).

이래저래 안 맞는 부분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좀전에는 이제까지 일들에 대해 얘기를 좀 나눴는데, 결론은 앞으로 잘 해보자이지만서도.. 별로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첫인상이 이렇게 나쁜데 친해지려고 노력하기는 정말 피곤하다. 안그래도 요즘 여러가지 안 좋은 일들이 많아서 수습하기 어려운 실정인데 답답해죽겠다.

처음 와서 발렌시아와 함께 지냈을 때가 정말 그립다. 그때는 어떻게 그렇게 잘 지냈었는지. 내가 정말 아무것도 모를 때여서 그랬을까. 지금은 너무 생활에 익숙해져서 내 생각만 너무 하는 것일까. 모르겠다.

승효랑 지냈던 1년도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정말 편하게 잘 지낸 것 같다. 항상 기분이 좋았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방에 있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기분이 더러워지는 건지.

이참에 다른 방 비면 옮겨버릴까하는 생각까지도 들었지만, 이 방에 들어온지도 1년이 넘었는데 물러나기에는 나도 고집이 있다. 한편 생각하면,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겠냐는 생각도 들기는 한다만, 뭐 일단 이번 겨울은 이렇게 지내야겠지.

아무튼 이번 한주 동안은 이래저래 짜증이 쌓여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잘 못 해준 것 같아 미안하다. 제발 내일부터는 속 시원하게 살고 싶다. 휴가 나가서 싹 풀 수 있을까.

서태지

7th Issue - Live Wire

서태지의 새 앨범이 나왔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서태지의 앨범이 나온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후후.

사실 서태지의 앨범이라고 해도 그렇게 많은 기대가 가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앨범은 서태지와 아이들 3집이다.
처음에 서태지가 아이들을 해체하고 솔로 활동으로 락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제발 3집과 같은 음악을 밴드 형식으로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그렇지만 솔로 1집은 그런 나의 기대에 좀 어긋난 모습이었다.
2집도 그랬다. 확실히 괜찮은 음악이라는 사실은 틀림 없었지만, 하드코어 혹은 핌프락이라 불리우는 장르들은 내가 즐기는 장르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3집.
그러고 보니 이번에도 3이였군(삼삼한걸:$).
감성코어를 표방한다는 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그런 것과는 상관 없이 ‘앗! 괜찮은걸!’하는 필이 왔다.
이번에는 예전 1집과 2집의 중간 정도에 위치해 있는 느낌이랄까. 서태지의 개인적인 성향인지는 모르겠는데, 확실히 묵직한 느낌보다는 가볍다는 느낌이다.
대중을 의식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듣기엔 좋다:)

제일 처음 들은 곡이라 그런지 ‘victim’이 제일 귀에 잘 들어오고, 그 외에 이어지는 곡들이 다 듣기에 좋다.

요즘엔 그저 벅스뮤직에서 공개앨범 구석구석을 뒤져가며 괜찮은 음악들을 찾아헤매곤 했는데, 간만에 들을만한, 따끈따끈한 앨범이 나와서 기쁘다. 정말 오랜만에 CD를 한장 사게 될지도 모르겠다.

인터넷 속도

요즘 집에서 인터넷 속도가 무지 안 나오는 것 같다.
특히 외국 사이트들은 심심하면 접속이 안 된다.
일단 google이 전혀 안 들어가지고, sourceforge.net도 안 되고, gentoo 사이트도 잘 안 들어가지고.
컴퓨터의 문제인가 의심해보면, 노트북과 데스크탑 모두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아 아닌 것 같고.
친구도 잘 안 된다고 하는 거 보니 역시..
제일 의심 가는 것은 하나로 통신-_-
설 연휴라서 사용자가 많나..
어서 들어가라는 소리처럼 들린다.
벌써 내일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