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on EM과 Rokinon 렌즈

얼마 전부터 괜히 카메라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였다. 일상의 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졌다고나 할까나.

집에 있는 디지털 카메라는 벌써 5년도 넘은 Olympus의 C-1이다. 당시에도 초저가로 떨이하는 모델을 샀던 것이었는데, 이제는 불량화소가 10개가 넘게 생겼고, 배터리도 제대로 못 먹는 상태이다. 얼마 전에는 잠깐 동안 Sony의 W-12와 P 뭐시기를 빌려서 쓰기도 했지만 역시 내 카메라가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난 학기 기말고사 기간에는 한참 Contax의 i4R에 대해 뒤적이기도 하고, DSLR에 관해 알아보기도 하였고, 얼마 전에는 Kodak의 V570으로 거의 마음을 굳히기도 했다.

그러나… 왠지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돈도 돈이지만, 획일적인 디지털의 느낌보다는 아날로그의 감성이라는 것을 느껴보고 싶다는 발칙한 생각도 들었다. (어이 없게도) Epson의 R-D1에서 Leica라는 무시무시한 놈들까지 곁눈질 하다가, 쥐뿔도 없이 명품만 찾는 건 정말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 남의 집 장롱 속에는 멋진 카메라가 하나씩 숨어 있다고들 하는데, 우리 집이라고 아닐쏘냐! 장롱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찾아냈다-_-v 바로 이놈들.

Nikon EM 매뉴얼(!)과 Rokinon 렌즈 두 개

20여년 전 미국에서 샀던 Nikon EM의 부속들과 Rokinon이라는 생소한 회사의 렌즈 두 개.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카메라 본체가 없다. 전용 스트로보인 SB-E와 매뉴얼들은 모두 그대로인 것을 보아 누가 연구실에서 훔쳐간 것 같지는 않고, 사용 후 제자리에 놓지 않았던지, 빌려갔다가 안 돌려줬던지… 아무튼 없다ㅠ_ㅠ

Rokinon이라는 회사의 정보는 대체 알아볼 수가 없고, 그저 MADE IN JAPAN이라는 문구를 봐서는 나름대로 괜찮은 것이지 않을까 추측만 하고 있다. 85-200mm 망원 렌즈와 28mm 광각 렌즈가 있다. 이거 어디 제대로 나오는지 한번 써보고 싶은데 붙여볼 데가 없구나.

이 렌즈들을 써보려고 DSLR을 사는 건 좀 오버인 것 같고, EM이나 비슷한 FG 정도의 카메라를 하나 구해서 써보고 싶은 마음인데… 비싸다! 20여년 전에 미국에서 EM을 $300도 안 주고 샀다는데 아직도 중고가격이 15만원은 거뜬하다. FG는 20만원은 있어야 되는 듯. 역시 디지털과는 달리 아날로그의 수명은 길군.

그나저나 이제 이 빛 좋은 개살구들을 어떻게 처리한다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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