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프라하의 영혼이 울리는 뮤지컬 드라큘라

우연히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 뮤지컬 드라큘라를 보았다. 몇달전에 지킬 앤 하이드를 보고 상당히 감동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기대가 큰 공연이었다. 게다가 R석(!)이라는 어마어마한 자리에서 보게 되었기에 더더욱! 후후후~

하지만 공연장인 한전아트센터는 예전의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 비해 인상적이지 못 하였다. 일단 무대가 좁고 관객석은 적었다. 특히 오케스트라가 들어올 자리가 없어서 그런지 모든 음악들을 MR로 처리하였는데 이 부분은 실망이었다. 게다가 좋은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스피커가 멀리 있어서 음향이 꽉 차지 못 했다는 점도 불만이다. 너무 기대를 많이 했던 것일까?

주인공 드라큘라는 더블 캐스팅도 아니고 무려 트리플 캐스팅이었다. 그래도 제일 인기가 많다는 신성우의 것으로 보았는데 좀 아쉬운 감이 있었다. 걸걸한 목소리로 너무 지르기만 한달까. 왠지 음도 불안한 것 같고. 아직도 신성우의 서시를 즐겨 듣고 부르는 팬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뮤지컬이 만만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 장치와 공연 자체의 규모는 굉장했다. 3막을 각각 나눠서 공연해도 될 정도라고 할까. 요즘 소극장 공연들만 보아서 그런지 등장하는 배우들의 압도적인 수에도 놀랐다. 나중에 인사할 때 보니까 40명은 족히 되는 것 같았다. 이중에서는 피의천사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3명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대사도 없고 노래도 부르지 않지만 화려하면서 기묘한 몸짓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마치 골룸이나 저글링 같은 이미지랄까-_-?;

38곡이나 되는 노래들도 괜찮은 편이었다. 초반에는 웅장한 클래식풍이었다가 후반에는 락적인 분위기로 바뀌어 가는 것이 신선했다. 다만 노래가 너무 많아서 그런가. 비슷비슷한 노래들이 반복되어서 그런가. 3막에서 로리엔이 열창한 노래(여기를 보니 제목이 ‘버림 받은 나’였구나) 외에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곡이 없었다.

이런저런 아쉬움들이 남지만, 역시 끝까지 보고 나니 대작은 대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나쁘게 말하면 확실히 돈을 쏟은 티가 난다고 할까. 그래도 이런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 만족한다:)

2 Responses

  1. 폐인의속도

    문화생활을 영위하며 즐겁게 살고 있구만! -_=

  2. 이번 학기 모토가 문화생활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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