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달렸다

가끔 가슴이 꽉 막힌 듯이 답답해질 때가 있다. 어제도 그랬다. 방안의 불을 끄고선 음악의 볼륨을 키우고 침대에 누워봤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왠지 달리고 싶었다. 오랜만에 느끼고 싶었다.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도 탄천은 붐볐다. 그 틈을 헤집고 달렸다. 마냥 달렸다.

오늘도 그랬다. 달리고 난 후에는 여전히 왼쪽 다리와 허리에서 심한 통증을 느낀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힘들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달리고 있는 순간만큼은 아프지 않다. 달리고 있는 순간만큼은 모든 마음을 비울 수 있다.

탄천에서 중앙공원을 따라 가는 길에는 가로등이 별로 없어서 좋다. 밤눈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

숨이 차는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지.
지나간 시련의 슬픔에 젖어 울고 있는지.
다가올 행복의 상상에 빠져 웃고 있는지.

그들은 알 수 없을 걸. 사실은 나도 잘 모르지만.

비가 오는 이 밤길을 정신없이 그냥 걷고 있네
한도 없이 걷다보면 너를 잊을 수 있을 것 같아
얼마나 더 가야하는가

이건 갑자기 생각난 노래 가사.

긴긴 시간이 결코 길진 않지
너만 볼 수 있는 곳이라면
널 느낄 수 있다면
나의 그 모든 것들 보단
너의 그 미소 하나가 중요함을
더 소중함을
나 그댈 위한 춤을 출게 그댈 위한 춤
나 그댈 위해 준비했던 그댈 위한 춤
상처뿐인 그대 작은 어깨와 손목을 감싸안고
그래 나에게만 늘 차갑던 그대를 안고

별로 상관은 없지만 이건 이틀동안 달리는 내내 귀가 닳도록 들었던 노래 가사.

2 Responses

  1. 금닭

    윤경담 완전 센티멘탈하네

  2. 스타를 안 해서 그런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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