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2004

찜질방

황실

오늘 난생 처음으로 찜질방에 갔었다. 사실 내가 가고 싶어서 간 것은 아니고, 여자친구에게 끌려가다시피 해서 간 것이었다. 뭐, 집에서도 찜질방 가서 몸 풀고 오는게 영화관 가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적극 권장한 탓도 조금은 있다.

야탑동에 있는 ‘황실’이라는 곳을 갔는데, 오늘 날씨 정말 춥더라. 거의 꽁꽁 얼어서 갔다. 들어가니까 사람들이 생각 외로 많이 있어서 좀 놀랬다. 이런 날, 특히 설날 이렇게 찜질방에 많이 오다니! 하긴 생각해보면 나도 설 같은 때 시골 내려가면 목욕탕에 항상 가곤 했었는데, 요즘에는 이렇게 찜질방으로 오나보다.

아무튼 나름대로 괜찮은 경험이었다. 맨날 듣던 불가마가 정말로 불가마인줄도 처음 알았다. 가까이 앉아 있다가 홀라당 타버릴 뻔 했다. 거기서 파는 식혜 같은 음식들도 생각보다 훨씬 먹을 만 해서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뜨거운 데 드러누워 있다가 차가운 데 가서 앉아 있다가 들락날락 들락날락 거리면서 4시간 좀 넘게 보내다가 돌아왔다.

뭐, 찜질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다. 기분 탓인지 얼굴이 조금 보드라워진 것 같기도 한데, 후후. 그래도 요새 내내 컴퓨터 하면서 몸이 많이 피곤했는데, 조금이나마 풀린 것 같아서 다행이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씩 가주면 피로도 풀리고 좋을 것 같다.

Project ANISE 이야기 II

Project ANISE

드디어(?) 1년 반 정도 끌어왔던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목표를 달성했다. 말은 1년 반이지만, 사실 실제로 시간을 쏟은 것은 몇 달 안 되지만서도.. 아무튼 이 꽤나 긴 시간동안 뭔가에 나름대로 매진해왔다는 사실에 스스로 뿌듯해진다고나 할까:)

어떻게 보면 별 거 아니지만, 지난 번에도 말했듯이 나에게 여러가지 좋은 경험이 되었던 것 같다.

이제 앞으로가 문제인데..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이것저것 멋드러지게 한번 끝장을 보고 싶기는 하다. 뭐, 다른 게임들 지원부터 시작해서 윈도우 버전으로 나왔던 것들도 한번 분석해보고 싶고, 이게 된다면 한글화툴을 만들어서 예전에 사람들이 시도하려다 말았던 윈도우 버전의 한글화를 시도해보고도 싶다. 마지막으로 제일 해보고 싶은 것은 물론 OPL3칩 에뮬레이션을 통한 완벽 사운드 지원! 어떻게 보면 이것도 자료만 잘 긁어 모은다면, 그리고 다른 프로젝트에서 사용되는 것을 잘 응용해본다면 의외로 쉽게 풀릴지도 모른다. 다만 배경지식이 너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나 할까.

아~ 이렇게 혼자서 생각을 해보면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것이 참 많은데, 실제로 이것들을 다 하기엔 여러가지 현실적인 장애에 마주하게 된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한물 지나간 고전 미소녀 게임 분석에나 매달려야 하나. 후후. 다른 사람들이 보면 무슨 변태라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Underworld

Underworld

간만에 참석한 english training에서 ‘Underworld’라는 영화를 보았다.
예전에 신문에 광고 포스터가 나온 것을 보고 애니메이션일까 실사영화일까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그냥 실사영화였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왠지 블레이드를 연상하게 하였다.
뱀파이어라는 소재도 그렇고, 중간중간 나오는 스타일리쉬한 액션과 막판의 싹뚝싹뚝도 블레이드의 현란한(?) 칼놀림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연신 들었다.

사실 블레이드를 볼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지만, 난 이런 식의 피 튀기는 액션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혼혈 만든답시고 피 가지고 장난 치는 것도 좀 그렇다. 다만, 뱀파이어라는 소재 자체에는 상당한 매력을 느꼈다.

대략 중세시대부터 내려오는 불멸의 뱀파이어 족속. 그리고 그들의 순수한 혈통, 인간과의 혼혈. 그리고 항상 혼혈은 강하다:) 그 능력을 얻기 위해 단골로 등장하는 유전공학. 뭐 대략 이런 뻔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그로테스크한 분위기 그 자체는 게임이나 만화에 딱 어울리는게 내 마음을 끈다. 흐흐.

특히 블레이드와는 달리 이 영화에는 상당히 쿨한 여자가 주인공이라서 분위기가 더 살아 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중간에 나오는 그 질투하는 여자 뱀파이어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그 얘기를 했더니 다들 질타하더군-_-

그건 그렇고 뱀파이어 왕 할아버지는 러브 액츄얼리에 나왔던 그 인기절정캐롤할아버지가수 아니었는감:)

아무튼 큰 기대 안 하고 본 것 치고는 재밌게 봤다. 짝퉁 DVD라 그런지, 영어자막이 마치 무슨 광고네온사인 글자처럼 나와서 보기 불편했던 것 빼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