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에 잠깐 고시원 사는 동안 책상이든 침대든 뭔가가 불편했는지 병이 났다. 병원 갈 때마다 말로 설명하기도 힘든데, 처음에는 허리 왼쪽이 찌릿찌릿하더니 점점 아래로 내려가면서 엉덩이, 허벅지, 어떤 때는 무릎까지 통증이 온다. 한참 아플 때는 제대로 걷는 것이 힘들 정도일 때도 있었다. 군대에 있을 때는 PT 프로파일을 한번 받아보고 싶어서 발목이나 무릎이 아프길 바란 적도 있었는데-_-; 이거 원 제대하고 나니 슬슬 아프기 시작한다.

아무튼 몇달 지나고 나니 이대로 놔둬서는 안 될 것 같아서 처음에는 신경외과에 갔다. 상당히 크고 잘 나가는 병원이었는데, 오히려 그 때문인지 의사가 별로 성의 없는 진찰을 해주고 돈만 많이 받는 것 같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얼마 후 바로 옆 건물에 있는 한의원으로 자리를 옮겨 보았다. 그곳에서 친절하게 설명을 들은 결론은 평소 내 자세가 안 좋아서, 그리고 살이 많이 붙어서(-_-) 아픈 것이란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한의원은 그냥 약 지어주고 침 놓아주는 것보다는 자세 교정해주는 특수 운동요법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었다. 왠만하면 그런 치료를 받아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이놈의 가격이 너무 비싸서 그냥 침만 몇 번 맞고는 개강 이후 짬을 내기가 어려워 요즘엔 못 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엊그제 외가집 제사하느라 친척들이 모였을 때, 외삼촌께서 분당에 침 잘 놓는다는 한의원을 아신다며 권하시길래 혹해서 오늘은 그곳에 가보았다. 뭐 하지만 여기서 진찰 받은 결과도 비슷하다. 벌써 몇달째 아팠으면 하루 이틀 치료한다고 나을 병은 아니라며, 꾸준히 침을 맞으러 오라고 하셨다.

꾸준히 치료 받을 생각은 안 하고 괜히 병원만 옮겨 다닌 것 같아 부끄럽긴 하지만, 이제는 정말 신경 써서 병원에 다녀야겠다. 이러다가 그 무슨 좌골신경통인가에 걸리거나 허리디스크라도 생기면 장가도 못 가고 큰일 난다.

그건 그렇고 침은 요즘 처음 맞아 보는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아프더라. 원래 하나도 안 아프고 오히려 시원한 느낌이라고 들었는데, 부위가 딱딱한 허리쪽이라서 그런지 놓을 때도 뺄 때도 마치 주사기가 꼽혔다가 빠지는 것처럼 움찔한다. 그리고 병원마다 모두 여자 간호원들이어서 침을 맞으려고 누워 있을 때 좀 부끄럽기도 하다-_- 정말로 안 아프고 봐야겠다는 다짐 뿐이다;

2 Responses

  1. 이야.. “장가도 못 가고 큰일 난다” 절박함이 느껴진당;
    얼른 나아라 화이팅~ ^.^

  2. 앗 혜식이형 안녕하세요~ 저도 얼른 낫고 싶어요; 침 너무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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