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006

드라큘라

프라하의 영혼이 울리는 뮤지컬 드라큘라

우연히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 뮤지컬 드라큘라를 보았다. 몇달전에 지킬 앤 하이드를 보고 상당히 감동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기대가 큰 공연이었다. 게다가 R석(!)이라는 어마어마한 자리에서 보게 되었기에 더더욱! 후후후~

하지만 공연장인 한전아트센터는 예전의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 비해 인상적이지 못 하였다. 일단 무대가 좁고 관객석은 적었다. 특히 오케스트라가 들어올 자리가 없어서 그런지 모든 음악들을 MR로 처리하였는데 이 부분은 실망이었다. 게다가 좋은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스피커가 멀리 있어서 음향이 꽉 차지 못 했다는 점도 불만이다. 너무 기대를 많이 했던 것일까?

주인공 드라큘라는 더블 캐스팅도 아니고 무려 트리플 캐스팅이었다. 그래도 제일 인기가 많다는 신성우의 것으로 보았는데 좀 아쉬운 감이 있었다. 걸걸한 목소리로 너무 지르기만 한달까. 왠지 음도 불안한 것 같고. 아직도 신성우의 서시를 즐겨 듣고 부르는 팬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뮤지컬이 만만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 장치와 공연 자체의 규모는 굉장했다. 3막을 각각 나눠서 공연해도 될 정도라고 할까. 요즘 소극장 공연들만 보아서 그런지 등장하는 배우들의 압도적인 수에도 놀랐다. 나중에 인사할 때 보니까 40명은 족히 되는 것 같았다. 이중에서는 피의천사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3명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대사도 없고 노래도 부르지 않지만 화려하면서 기묘한 몸짓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마치 골룸이나 저글링 같은 이미지랄까-_-?;

38곡이나 되는 노래들도 괜찮은 편이었다. 초반에는 웅장한 클래식풍이었다가 후반에는 락적인 분위기로 바뀌어 가는 것이 신선했다. 다만 노래가 너무 많아서 그런가. 비슷비슷한 노래들이 반복되어서 그런가. 3막에서 로리엔이 열창한 노래(여기를 보니 제목이 ‘버림 받은 나’였구나) 외에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곡이 없었다.

이런저런 아쉬움들이 남지만, 역시 끝까지 보고 나니 대작은 대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나쁘게 말하면 확실히 돈을 쏟은 티가 난다고 할까. 그래도 이런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 만족한다:)

Permalink 유지하기

올초에 블로그를 바꾸면서 기존의 Permalink들이 깨지게 되었다. 이전에는 http://tomyun.pe.kr/mt/archives/life/000001.html처럼 일단 Movable Type의 디렉토리를 포함하고 있었고 카테고리도 별도로 표시하였으며 무엇보다도 해당 글의 ID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모양의 주소만 보아서는 도대체 어떤 글로 연결되는 것인지 알기가 어려웠다. WordPress에서는 이를 극복하여 http://tomyun.pe.kr/2004/01/11/first-post/와 같이 날짜와 해당 글의 제목만 깔끔하게 표시해주는 방식을 기본으로 취하고 있었고, 이러한 체계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주소들은 사용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사실 블로그에 글도 별로 없고 인기가 있는 곳도 아니었기에 주소 체계가 바뀌는 것에는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딱 두 번 날려보았던 트랙백의 주소가 깨지는 것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하지만 이게 왠일? Google Analytics 등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상당수의 방문자들이 기존의 주소를 통해 접근을 시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 검색 엔진들이 다 긁어갔던 것이다. Google의 경우에는 Remove URL 기능을 사용하여 약간의 노가다를 통해 기존 주소들을 지워줄 수 있었으나, 다른 검색 엔진들에게는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htaccessmod_rewrite 설정을 건드려서 몇몇 인기(?) 주소들만 별도로 돌리려고 하였다가… 이왕 넣어주는 거, 옛날 주소들 합쳐봐야 얼마 안 되는데 그냥 다 넣어버리기로 하였다. 옛날 주소와 변경된 현재 주소를 뽑아내기 위해 할 줄도 모르는 Perl 스크립트를 붙잡고 삽질도 좀 했다. 원래는 mod_rewrite의 RewriteMap을 사용하여 외부 스크립트와 연동하여 간단하게 처리해주고 싶었으나, 이 기능은 서버 관리자의 권한이 있어야 된다나-_-; 그래서 멋지진 않지만 할 수 없이 .htaccess 화일에 모든 규칙들을 때려박는 식으로 처리해버렸다. 규칙이 너무 많아서 속도가 느려지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크게 달라진 것은 못 느끼겠다. 여기에 각 글들의 주소뿐만 아니라 기존에 사용하던 이미지 폴더와 월별 주소들, 그리고 예전 피드 주소에 대한 정규식까지 만들어주니 모두 완료!

이제 404를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됩니다~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야생소년과 연이

이번 학기 다섯번째 공연 관람으로 아카펠라뮤지컬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는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를 보기위해 대학로에 있는 예술마당에 다녀왔다. 한달 전부터 공지가 올라와 있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마지막 날 공연을 보게 된 것이다. 덕분에 할인도 별로 못 받았다-_-;

매번 일반 연극을 보다가 뮤지컬을 보니 느낌이 아주 신선했다. 특히 아무런 반주도 없이 모든 음악과 음향을 소화해내는 배우들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별다른 소품 없이 자신들의 신체만으로 모든 극중환경을 만들어내는 아크로바틱(!) 또한 놀라웠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는 여차저차하여 마로니에공원에 앉아서 좀 쉬기도 하고 아르코미술관도 잠깐 둘러봤다. 날씨가 꽤 좋았던, 기묘하면서도 상쾌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