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8일.
빈의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난 이후 프라하에서 삼일동안 동고동락한 소영이와 국환이. 국환이는 같은 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해서 더욱 반가웠었지. 각자 여행지가 달라 아쉽지만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빈으로 돌아간 뒤 짤츠부르크행 기차를 타야 했고, 이들은 동유럽 더 깊숙히 헝가리 쪽을 돌아본 후 한국에 돌아갈 것이라 했다. 사람들이 북적대는 터키식 소시지 레스토랑에서 마지막 만찬을 함께 한 후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앗! 간발의 차이로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어쩔 수 없이 버스는 포기하고 멀리 돌아가는 짤츠부르크행 기차에 몸을 싣기로 했다. 이런 느긋함이 또 여행의 묘미겠지.
낯선 사람들 틈에 끼여 꾸벅꾸벅 조는 동안 어느새 남은 것은 텅빈 객실과 지는 저녁놀. 그리고 다시 그만큼의 시간을 놓아준 후에야 껌껌한 린츠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서도 다시 시간이 빡빡했던 관계로 아슬아슬한 환승을 경험하였다.
기차의 갑갑한 공기가 지겨워질 때쯤 도착한 짤츠부르크 중앙역. 밤 11시가 넘었다. 역 가까운 곳의 Hotel-Pension Adlerhof라는 비싼 숙소를 잡아두었는데 햄버거를 먹으면서 여유 부리다가 길 찾는데 다시 한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지.
오늘 하루는 이동하느라 시간을 다 써버렸구나. 자, 이제는 짧지만 조용한 휴식을 가지는 밤. 내일은 시내를 한바퀴 돌아본 뒤에 호수 마을 할슈타트로 떠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