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7일.
아침 일찍 일어나 본격적으로 프라하 시내에 나가보기로 하였다. 화창한 날씨에 들뜬 기분이 아직도 기억난다.
원래는 민박집 아저씨가 차근차근 설명해주신대로 잘 찾아갈 예정이었으나… 트램 안에서 재잘대는 동안 정류장을 놓치고 말았다. 이윽고 달리고 달려 도착한 곳은 프라하 교외의 어느 한적한 들길.
원래대로라면 프라하 성에 있어야 했지만 아무렴 어떤가. 이것도 보통 관광객들이 찾지 않는 곳을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계속 들어가보았다. 무슨 귀족의 사냥터 아니면 별장 같은 곳이었는데 그 끝에는 기묘한 별 모양의 집이 있었다. 분명 보통 집은 아닐텐데, 찾아보니 역시나 사연이 있군… 하지만 자세한 것은 길어서 생략:)
원래의 목적지인 프라하 시내에 도착한 것은 오후 늦은 시간이었다. 청명하다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렸던 그날의 하늘. 그리고 은은한 빛을 자아내던 건물들. 모든게 아름다웠다.
사실 프라하 광장에서의 목적지는 한식당 코바였다. 안내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동상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골목을 찾아야 했는데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듯 몇바퀴나 돌았는지 모르겠다. 물론 그만큼 꿀맛나는 저녁을 먹을 수 있었지만.
식사 후에는 근처의 국립(?) 인형극장에서 Don Giovanni 인형극을 보았다. 원래 체코의 인형극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으니 집중하기는 어려웠다. 옆에서는 다들 쿨쿨~
프라하하면 야경, 야경하면 프라하! 오스트리아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달려온 것도 바로 이 야경을 보기 위해서였지. 한밤 중에도 차갑게 빛나고 있던 프라하 성. 그리고 쌀쌀한 까를교. 분명 예쁘기는 하였지만 차가운 겨울 바람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쓸쓸함 때문이었는지 기대했던 만큼의 감동은 아니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는 근처 Tesco에 들려서 다시 맥주와 안주거리를 샀다. Pilsner라고 했던가? 캔이 몇개 남아서 가방에 넣고 다녔는데 이후 터지는 바람에 청소하느라 혼났다. 그러고보니 이날은 설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국 땅에서 보낸 설날. 여행기간 중 가장 많은 구경을 하고, 가장 많은 일을 겪었던 하이라이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