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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정보를 끌어오는 Pachube

이제는 AR의 기치를 내건 응용들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에 영상의 시각적 자극에는 어느덧 식상해질 때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소개에도 써있듯 증강현실 혹은 혼합현실의 개념이 단순히 정보를 “어떻게 보여줄까”에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보다 더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는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정보를 “어떻게 만들어낼까”일 것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트래킹 기술이 있다손 치더라도 현재 바라보고 있는 영상 속의 상황과 전혀 동떨어진 정보를 내뱉는다면 그다지 유용하지 않겠죠. 이렇게 물리적인 현실의 정보를 인터넷이나 게임과 같은 가상현실, 혹은 증강현실 속으로 끌어오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번에 소개하는 Pachube입니다.

위의 소개 동영상에 설명되어 있듯 Pachube는 세계 각지에 심어져 있는 다양한 센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웹 서비스입니다. 연구소 뒤뜰의 측우기가 될 수도 있고, 서울의 공기 오염도 측정장비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가까이에는 집 안의 온도를 재거나 창문이 열려 있는지 알려주는 센서를 생각해볼 수 있겠죠. 이러한 정보들을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통합하여 정형화된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Pachube의 주역할입니다.

물론 아직 등록되어 있는 자료의 종류가 적고 실용적인 응용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가상현실에서의 활용이나 증강현실에의 적용도 위와 같이 간단한 개념을 보여주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주변 환경에 대한 수많은 정보들이 개방된다면 정말 유비쿼터스한 매쉬업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진정한 증강현실을 기대해볼 수 있겠지요.

Layar 2.0의 반격, 그리고 우려

얼마 전까지 Wikitude 소식이 넘쳐나던 가운데 잠잠하던 Layar가 한방 터뜨리고 나왔습니다. Layar Reality Browser 2.0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다양한 서드 파티 레이어를 지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얼마 전 API 베타 테스터를 모집하며 사업계획서까지 요구하는 치밀함을 보이더니 단기간에 87개나 되는 레이어가 만들어졌군요. 본고장인 네덜란드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 깊습니다. 국내에서는 근처의 호텔 정보가 몇개 나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만, 아직 본격적인 참여가 없는 것 같네요.

현재 500개의 API를 추가 배포하고 있으며, 개발자용 위키도 공개가 되어 많은 정보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출시될 삼성 안드로이드폰에 Layar가 기본 설치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다방면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네요.

이렇게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 공개된 레이어들을 보면 GPS와 콤파스를 이용한 위치 기반 서비스로써의 면모는 분명 잘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서비스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강조하는 측면인 증강현실, 즉 카메라 영상의 활용은 여전히 부족해보입니다. 영상을 직접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배경으로만 사용하기 때문일까요. 레이어에 올라온 정보들은 실제 눈 앞에 보이지 않는 먼 거리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배경이 없어도 사용에 큰 문제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둥둥 떠다니는 풍선이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비단 제 개인적인 느낌만이 아닐 것입니다.

Layar나 Wikitude를 새로운 형태의 위치 기반 서비스로써는 환영하지만, 증강현실의 전형으로 보는 것에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겠습니다. 문득 Sekai Camera가 한창 주가를 올리던 작년, 증강현실의 거품을 경계하자MacIntyre 교수의 이야기가 떠오르는군요.

PS3의 두번째 AR 게임, EyePet

PlayStation 3에는 PlayStation Eye라는 괜찮은 주변기기가 있습니다. 640 x 480 크기의 영상을 60 Hz로 보내주니까 USB 카메라치고는 상당한 성능인데다가, 4개의 마이크로 간단한 음성 인식이나 위치 추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재작년에는 이 성능을 십분 활용하여 PS3 최초의 증강현실 게임인 The Eye of Judgment가 발매되어 매니아들의 많은 관심을 받기도 하였죠.

그 이후 Sony가 두번째로 시도하는 AR 게임이 EyePet입니다. 경쟁사인 Nintendo의 Nintendogs처럼 애완동물(강아지 대신 원숭이!)과 노는 것이 목적인데, 놀랍게도 그 무대는 게임 속의 가상 공간이 아니라 우리 눈 앞의 실제 테이블입니다.

위의 영상은 얼마 전 E3에서 공개했던 홍보물이고, 실제 시연하는 장면은 여기, 저기, 거기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마커 트래킹에 기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테이블의 영역이나 손의 움직임 등을 인식하기 위해 색상 정보를 활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는 기술이지만, 잘 만들어진 콘텐츠와 결합되면 얼마나 멋진 경험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가 될 것 같네요. 10월 출시 예정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