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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ar 2.0의 반격, 그리고 우려

얼마 전까지 Wikitude 소식이 넘쳐나던 가운데 잠잠하던 Layar가 한방 터뜨리고 나왔습니다. Layar Reality Browser 2.0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다양한 서드 파티 레이어를 지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얼마 전 API 베타 테스터를 모집하며 사업계획서까지 요구하는 치밀함을 보이더니 단기간에 87개나 되는 레이어가 만들어졌군요. 본고장인 네덜란드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 깊습니다. 국내에서는 근처의 호텔 정보가 몇개 나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만, 아직 본격적인 참여가 없는 것 같네요.

현재 500개의 API를 추가 배포하고 있으며, 개발자용 위키도 공개가 되어 많은 정보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출시될 삼성 안드로이드폰에 Layar가 기본 설치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다방면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네요.

이렇게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 공개된 레이어들을 보면 GPS와 콤파스를 이용한 위치 기반 서비스로써의 면모는 분명 잘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서비스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강조하는 측면인 증강현실, 즉 카메라 영상의 활용은 여전히 부족해보입니다. 영상을 직접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배경으로만 사용하기 때문일까요. 레이어에 올라온 정보들은 실제 눈 앞에 보이지 않는 먼 거리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배경이 없어도 사용에 큰 문제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둥둥 떠다니는 풍선이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비단 제 개인적인 느낌만이 아닐 것입니다.

Layar나 Wikitude를 새로운 형태의 위치 기반 서비스로써는 환영하지만, 증강현실의 전형으로 보는 것에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겠습니다. 문득 Sekai Camera가 한창 주가를 올리던 작년, 증강현실의 거품을 경계하자MacIntyre 교수의 이야기가 떠오르는군요.

SREngine Lite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Wikitude, Layar, Nearest Tube, Sekai Camera 등은 현재 바라보고 있는 카메라 영상의 대략적인 방향 정보를 GPS와 전자 나침반을 이용해 유추해내는 기술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영상 속 사물의 정확한 위치를 인식할 수 없어 실내의 조밀한 공간에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정합의 부재는 연구자들 사이에서 AR이 아니다라는 논쟁을 부르기도 하였죠.

반면, SREngine이나 Point & Find 등은 영상 자체의 인식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위의 시스템들과 차별화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만큼 필요한 연산량이 많고, 넓은 범위로 확장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요.

기존의 SREngine은 부하가 큰 인식 부분을 별도의 서버에 맡기는 방법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번에 나온 SREngine Lite는 인식 부분까지 iPhone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영상을 보면 구형 iPhone 3G에서 대략 6초, 신형 3GS에서는 3초 정도의 인식 시간이 필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화면의 사각형 프레임에 딱 맞추어 인식하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회전이나 스케일 변화를 고려하지 않는 간단한 특징점을 사용했을 것 같구요. 기존의 SREngine처럼 인공 신경망 기반의 분류 기법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iPhone의 장점을 십분 발휘한 산뜻한 UI가 가장 인상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