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Play’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야생소년과 연이

이번 학기 다섯번째 공연 관람으로 아카펠라뮤지컬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는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를 보기위해 대학로에 있는 예술마당에 다녀왔다. 한달 전부터 공지가 올라와 있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마지막 날 공연을 보게 된 것이다. 덕분에 할인도 별로 못 받았다-_-;

매번 일반 연극을 보다가 뮤지컬을 보니 느낌이 아주 신선했다. 특히 아무런 반주도 없이 모든 음악과 음향을 소화해내는 배우들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별다른 소품 없이 자신들의 신체만으로 모든 극중환경을 만들어내는 아크로바틱(!) 또한 놀라웠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는 여차저차하여 마로니에공원에 앉아서 좀 쉬기도 하고 아르코미술관도 잠깐 둘러봤다. 날씨가 꽤 좋았던, 기묘하면서도 상쾌한 하루였다.

맥베드, The Show

맥베드, The Show

이번주에 레포트를 내고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 공연장을 찾게 되었다. 이번에는 예술의전당에 있는 토월극장에서 맥베드, The Show를 관람하였다.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에 이은 세번째 셰익스피어인 셈이다.

이전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도록 다소 가벼운 각색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었다면 이번에는 확실히 암울한 비극이었다. 왠지 모르게 스팀펑크스러운 배경에 신파극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지만 원작의 대사와 플롯을 거의 그대로 따른 것 같다.

끝나고서는 지겨웠다고 한숨 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는 정말 제대로 된 공연을 본 것 같아 가슴이 벅찼다. 큰 무대에 올려지는 공연이라서 그런지 의상이나 소품 등에도 확실히 신경을 쓴 티가 났고 배우들의 에너지도 넘쳤다. 원작과 비교해가며 장면들을 곱씹는 재미도 쏠쏠했다.

다만 연세가 높으신 분들이나 엄마 손 붙잡고 온 어린 학생들도 꽤 많았는데, 상당히 선정적인 대사나 장면들이 있어서 조금 불편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흐흐-_-;

PS: 찾아보니 이런 것도 있네. 맥베드와 햄릿을 읽었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유령을 기다리며

유령을 기다리며

이번에 본 연극은 극단 드림플레이유령을 기다리며. 국립극장에서 공연을 한다고 하길래 오랜만에 남산에 올라 사진이라도 찍으려 했으나, 마침 밖에 나가는 순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바람에 마음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연극은 햄릿의 인물들을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희곡의 줄거리에 대입시킨 내용이라는데, 바로 전날 햄릿만 읽어보고 보러갔기에 정확히 어떤 식으로 변형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햄릿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인물들이 너무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는 탓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였다. 호레이쇼가 (귀여운) 여자였다니-_-;

소극장이라고 부르기에도 과분할 정도로 조그마한 스튜디오를 꽉 채우며 진행된 연극은 전반적으로 아주 흥겨웠다. 특히 남자인지 여자인지 (여전히) 분간이 안 되는 오필리어와 쿨한 햄릿왕은 코미디였다. 하지만 ‘니 꼴리는대로 살아라’라는 주제는 왠지 어설픈 느낌. 너무 거창한 메시지를 기대한 탓일까. 지금의 나와 햄릿은 무엇이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