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2007

Magic Asia

매일 빵으로 연명하다가 이건 좀 아니다 싶어 요리(!)에 도전을 하였다. 첫날 장 보러 갔다가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들었던 Magic Asia!

일단 두 가지 맛을 사왔는데 먼저 뜯어본 것은 “Nudelpfanne Shanghai”. 번역기 돌려보니 “상하이 팬 누들” 쯤 되는 것 같다.

Magic Asia Nudelpfanne Shanghai

간과하고 있던 것이, 오스트리아는 독일어를 쓴다는 점이다. 시골 동네라 그런지 마트에 가도, 식당에 가도 의외로 영어가 통하질 않고, 이런 간단한 조리법 하나 읽으려 해도 번역기 위젯에 넣고 일일이 해석해야 한다. 엊그제는 세탁기 매뉴얼 해독하느라 진땀을 뺐다. 하긴 뭐, 그래 봤자 별 거 없다. 끓는 물에 넣고 3분!

독일어 조리법

고객님의 편의를 위해서인지 이미 스프가 면과 함께 섞여 있다. 처음 봉투를 뜯자 마자 독한 향기가 올라 왔는데, 아뿔싸! 이 냄새 어디서 많이 맡았던 것이다! 왠지 히스패닉 애들이 즐겨 먹던 그 느낌? 아니면 파키스탄 애들이 좋아하던 향신료인가? 아무튼 별로 아시아스럽지 않았다.

면과 스프는 일심동체

그냥 라면 끓이듯이 했다. 물 375 ml를 넣으라고 되어 있었는데 감이 안 와서 좀 과하게 넣어버렸지만. 좀 더 쫄여서 끓였으면 괜찮았을텐데. 그런데 뭐가 잘못 되었는지 거품이 엄청 올라오는 바람에 얼룩 닦아내느라 힘들었다;

뽀글뽀글~

냄새는 고약하지만 그래도 먹을 만 했다. 역시 좀 싱거웠지만 깻잎이랑 이름 모를 생선 통조림을 곁들이니 적당히 간은 맞더라. 햇반까지 비벼 먹었으면 좋았을텐데, 부엌 환기시키느라 그럴 여유가 없었다.

겉보기 등급은 1급?

다 먹고 나니 냄비 씻는 거랑 냄새 빼는 일이 장난 아니다. 이런 간단한 음식 하나 해먹기가 이렇게 사나워서야-_- 얼른 학교 식당 문이 열렸으면 좋겠다ㅠ_ㅠ

Paprika

어제 밤에 자려고 누웠다가 왠지 그냥 자기 아쉬워서 누운 채로 맥북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플레이 버튼을 누른 것은 바로 이것. 파프리카. 요즘 갑자기 애니메이션 매니아로 회귀하는 느낌?!

Dr. Atsuko

사람의 꿈 속에 들어간다는 설정의 내용인데, 워낙 꼬여 있는 부분이 많아서 자세한 것은 생략. 아마 제대로 이해하려면 여러 번 봐야할 듯? 여러 면에서 공각기동대를 연상케 한다. 막판에 거대해지는 것은 에반게리온? 원령공주? 원작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같은 작가의 소설이라고 하는데 국내에도 출간되어 있네.

파프리카를 우리말로 하면 원래 피망이라고 하지? 우연히도 마침 먹고 있던 프링글스가 파크리카 맛이었다:)

Pringles Rice Infusions (Red Paprika)

Ratatouille

컴퓨터로 영화 보는 것이 정말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몇달? 몇년-_-?; 여기 와 있으니까 별걸 다 하게되는구나 흐흐. 간만의 복귀작으로 꼽은 영화는 바로 이것. 쓰기도 발음도 어려운 라따뚜이~

Ratatouille

혼자서 보려니 심각한 영화는 별로 끌리지가 않고, 고르다 보니 남은 작품이다. (어쩌면 그만큼 배가 고팠던 것일지도=_=) iTunes에 뜬 감독 프리뷰 영상을 본 후 기대를 가지고 있기는 했다. 특히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CG 관련 커뮤니티에서 기술적으로도 많이 회자되었던 만큼 더 흥미가 갔다.

쥐가 만화에 나오는 것은 미키 마우스 때부터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평범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좀 징그럽지 않나-_-? 음식과 쥐. 제작진들도 언급했듯이 불가능해 보이는 소재들에서 한계를 극복해나간다는 점은 확실히 찬사를 던질 만 한 부분이다. 중간중간의 요리사들 이야기에서는 억센 프랑스어 발음때문에 놓친 부분들이 좀 있는데, 그래도 충분히 즐길 만 했다. 실제 라따뚜이 요리의 맛이 어떨지 궁금해지기도 하였는데, 별로 맛있어 보이지는 않다; 실제로 등장한 라따뚜이는 영화를 위해 특별히 만든 버전이라고 한다. 모양새를 보니 그런 것 같네.

자, 나도 이제 맛있는 저녁을 해먹으러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