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Photo’

탄천의 일몰

탄천의 일몰

주말에 집에만 있는 것은 무척 답답한 일이다. 바람도 쐬고 사진도 찍을 겸 탄천으로 나섰다. 어느덧 4월 중순이 되었지만 아직 바람이 차다. 손도, 머리도, 마음도 모두 굳어 버렸다.

지는 태양은 하늘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과연 나는…?

벚꽃

본관 올라가는 길에 핀 벚꽃

오늘따라 잔디밭에서 짜장면 먹는 애들이 많다 했더니 블랙데이였다. 어쩐지 수업시간에 우리 공대 남학우들께서 아주 까칠하시더라고. 후후후. 기분전환도 할 겸 본관쪽으로 한바퀴 돌면서 사진을 찍었다. 벚꽃도 활짝 피었고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구나.

Nikon EM과 Rokinon 렌즈

얼마 전부터 괜히 카메라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였다. 일상의 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졌다고나 할까나.

집에 있는 디지털 카메라는 벌써 5년도 넘은 Olympus의 C-1이다. 당시에도 초저가로 떨이하는 모델을 샀던 것이었는데, 이제는 불량화소가 10개가 넘게 생겼고, 배터리도 제대로 못 먹는 상태이다. 얼마 전에는 잠깐 동안 Sony의 W-12와 P 뭐시기를 빌려서 쓰기도 했지만 역시 내 카메라가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난 학기 기말고사 기간에는 한참 Contax의 i4R에 대해 뒤적이기도 하고, DSLR에 관해 알아보기도 하였고, 얼마 전에는 Kodak의 V570으로 거의 마음을 굳히기도 했다.

그러나… 왠지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돈도 돈이지만, 획일적인 디지털의 느낌보다는 아날로그의 감성이라는 것을 느껴보고 싶다는 발칙한 생각도 들었다. (어이 없게도) Epson의 R-D1에서 Leica라는 무시무시한 놈들까지 곁눈질 하다가, 쥐뿔도 없이 명품만 찾는 건 정말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 남의 집 장롱 속에는 멋진 카메라가 하나씩 숨어 있다고들 하는데, 우리 집이라고 아닐쏘냐! 장롱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찾아냈다-_-v 바로 이놈들.

Nikon EM 매뉴얼(!)과 Rokinon 렌즈 두 개

20여년 전 미국에서 샀던 Nikon EM의 부속들과 Rokinon이라는 생소한 회사의 렌즈 두 개.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카메라 본체가 없다. 전용 스트로보인 SB-E와 매뉴얼들은 모두 그대로인 것을 보아 누가 연구실에서 훔쳐간 것 같지는 않고, 사용 후 제자리에 놓지 않았던지, 빌려갔다가 안 돌려줬던지… 아무튼 없다ㅠ_ㅠ

Rokinon이라는 회사의 정보는 대체 알아볼 수가 없고, 그저 MADE IN JAPAN이라는 문구를 봐서는 나름대로 괜찮은 것이지 않을까 추측만 하고 있다. 85-200mm 망원 렌즈와 28mm 광각 렌즈가 있다. 이거 어디 제대로 나오는지 한번 써보고 싶은데 붙여볼 데가 없구나.

이 렌즈들을 써보려고 DSLR을 사는 건 좀 오버인 것 같고, EM이나 비슷한 FG 정도의 카메라를 하나 구해서 써보고 싶은 마음인데… 비싸다! 20여년 전에 미국에서 EM을 $300도 안 주고 샀다는데 아직도 중고가격이 15만원은 거뜬하다. FG는 20만원은 있어야 되는 듯. 역시 디지털과는 달리 아날로그의 수명은 길군.

그나저나 이제 이 빛 좋은 개살구들을 어떻게 처리한다나-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