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메일맨, 그리고 야머

요즘 워낙 많이들 하니까 다시 들여다 보게 되었다. 내 트위터 계정은 2년 전쯤인가 팟캐스트에서 한참 떠들어댈 때 호기심에 만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만 해도 별로 할 게 없어 방치해둔채 그대로 잊어버렸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역시 IT 트렌드 예측하기는 어렵구나.

예전에 연구실 사람들끼리 뭔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메일링 리스트를 사용하였다. 꾸미지 않은 메일맨의 투박한 인터페이스는 여전히 정감있지만 요즘 같은 양방향 의사소통 시대에 뒤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는 같은 팀 사람들끼리 야머를 이용해 여러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야머는 다 좋은데 폐쇄적이라는 거. 가끔은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꺼리도 있는데 아쉬울 때가 있었다고 할까. 그래서 요즘에는 가급적 트위터에서 #yam 태그를 붙여 야머에 동시 포스팅하고 있다. 나중에 야머를 안 쓰게 되더라도 트위터는 계속 쓸 수 있을테니까.

순정만화

비 오는 밤 우연히 마주친 연우와 수영

비 오는 밤 우연히 마주친 연우와 수영

난 수영씨가 착한 딸이었으면 좋겠어요.
전 아저씨가 착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집에 혼자 남은 토요일 밤, 불이 꺼진 어두운 방 한켠에서 한손에 KGB, 다른 한손에는 프링글스를 들고 반쯤 취해 봤던 영화. 잔잔하고 따뜻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조금씩 아려오는 그 느낌에 더 취하게 된 듯. 원작이 만화라는 사실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갈 때 알았다.

짧은 여행 #7 – 할슈타트

2008년 2월 10일.

게스트 하우스에 남겨 놓은 마지막 흔적

게스트 하우스에 남겨 놓은 마지막 흔적

아침 알람 소리에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커튼을 열었다. 순간 눈앞에 펼쳐진 절경. 잠이 번쩍 깨인다. 어제 밤에는 불빛 하나 없는 어둠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이곳이 바로 할슈타트!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 골목길 어귀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 골목길 어귀

밖에 나와보니 어제 밤 뿌연 안개의 느낌은 온데간데 없다. 파란 하늘과 검푸른 호수, 시원하게 깎인 산봉우리들. 그리고 그 사이에 알록달록 박혀있는 지붕들은 마치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다.

한국 관광객을 위한 천연소금

한국 관광객을 위한 천연소금

할슈타트를 비롯한 이곳 짤츠캄머굿은 예부터 이름 그대로 소금광산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다녀가나 보다. 삐둘빼뚤 반가운 한글. 일요일이라 문을 열지 않아 기념품으로 챙겨 올 수는 없었다.

차가운 겨울 공기를 가르는 파란

차가운 겨울 공기를 가르는 파란

이곳의 전반적인 느낌은 바로 이런 것. 달리 말이 필요 없다. 보정 안 한 사진 그대로이다.

파란 하늘, 그리고 푸른 물

파란 하늘, 그리고 푸른 물

역시 마찬가지. 이 푸르름으로 눈이 정화되는 것 같다.

할슈타트에서 만난 소금광산 돌하루방

할슈타트에서 만난 소금광산 돌하루방

호수에서 발길을 돌려 산등성이로 향해본다. 소금광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요즘도 실제 일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돌하루방을 닮은 광부상이 보인다.

소금광산으로 향하는 기차길

소금광산으로 향하는 기차길

여름에 오면 이 철길을 따라 곧장 올라갈 수도 있다는데 겨울에는 휴업. 운동 삼아 걸어 가보자. 다행히 오늘은 날씨도 참 좋다.

한글 낙서가 많이 보이는 팔각정

한글 낙서가 많이 보이는 팔각정

얼마 지나지 않아 마주친 팔각정. 잠시 앉아 저 아래의 호수를 내려다 본다. 반가운 한글 낙서들이 많이 보이네.

만년설이라도 되는 듯 펼쳐진 정상의 설경

만년설이라도 되는 듯 펼쳐진 정상의 설경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꽤 쌀쌀해지며 제법 겨울산다워진다. 세상에 눈이 이렇게 많이 쌓여 있다니. 하마터면 크게 미끄러져 황천길 갈 뻔 했다. 원래는 소금광산 투어를 위한 리조트 같은 것이 있는데 겨울이라 휑하다. 마치 유령 도시 같다.

꼭대기 어느 집 앞에서 만난 동네 사람 Regina

꼭대기 어느 집 앞에서 만난 동네 사람 Regina

하도 목이 말라 언덕 위에 높은 집으로 올라가니 반갑게도 사람이 있다. 할슈타트 토박이인 Regina. 물은 못 얻어 마셨지만 이런저런 얘기를 건네며 한숨 돌렸다. 할슈타트도 시골 마을인지라 이제 젊은 사람도 별로 없고 조용하단다. 여름에는 목공 학교가 열려서 사람들이 제법 붐비기도 한다는데 겨울에는 이렇게 한가한가보다. 하겐버그에서 왔다고 하니 반갑게도 좋은 학교가 있는 곳이지 않냐며 대꾸를 해주었다.

높은 자락 암벽에 피어난 고드름

높은 자락 암벽에 피어난 고드름

내려오는 쪽 길은 볕이 잘 들지 않는 곳이라 그런지 꽤나 미끄러웠다. 이렇게 고드름도 주렁주렁. 참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는 곳이구나, 할슈타트는.

교회 뒷마당 양지 바른 곳의 묘비

교회 뒷마당 양지 바른 곳의 묘비

이 길은 곧장 마을 교회의 뒷마당으로까지 이어진다. 유골함이라고 했던가? 예쁘게 장식된 무덤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할슈타트에 들어오기 위한 필수 아이템인 배

할슈타트에 들어오기 위한 필수 아이템인 배

저기 멀리에는 배가 보인다. 바로 어제 타고 왔던 그 배.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내린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있다.

와인 한잔에 벌개진 채로 할슈타트 귀환 인증샷

와인 한잔에 벌개진 채로 할슈타트 귀환 인증샷

배 시간에 맞춰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늦은 점심을 든든히 챙겨 먹었다. 호수에서 바로 건져 올린 생선 요리와 와인 한 잔. 금새 취기가 오른다. 얼굴이 벌개졌다. 그래도 왔다간 흔적은 남겨야지. 다른 한국 관광객에게 부탁하여 유일한 인증샷을 만들어냈다.

푸른 물결을 헤치고 돌아오는 항해길

푸른 물결을 헤치고 돌아오는 항해길

이제 기차역으로 돌아가는 항해길. 잠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여행의 아쉬움을 달랜다. 회사 휴가를 내고 함께 오셨다는 두 분의 숙녀. 그리고 방송작가가 꿈이라며 언젠가 할슈타트를 배경으로 영상을 찍고 싶다고 했던 여학생. 짧은 만남이었지만 삶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일주일간의 여행을 접어내는 할슈타트 기차역

일주일간의 여행을 접어내는 할슈타트 기차역

이제는 정말 마지막. 기차를 기다리며 지난 일주일간의 여행을 정리한다. 20대에 배낭여행을 꼭 가봐야 하는 이유를 이제서야 깨닫는구나. 언제 또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아쉬움을 뒤로 하며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한다.

짧은 여행 #6 – 짤츠부르크 ~ 할슈타트

2008년 2월 9일.

아침 일찍 일어나 상쾌한 토요일 아침을 맞이 하였다. 여행 기간 중 가장 날씨가 좋은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만큼 마음은 들떴고 발걸음은 가벼웠다.

물감을 뿌린듯 짙푸른 하늘과 우유곽처럼 하얀 건물들

물감을 뿌린듯 짙푸른 하늘과 우유곽처럼 하얀 건물들

일단 숙소가 있던 신시가지의 거리를 걸어본다. 따로 찾아다니지 않아도 명소들이 곳곳에 박혀 있다.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유명하다는 미라벨 정원,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모짜르테움, 카라얀 생가를 비롯해 자허 호텔의 짤츠부르크 분점도 마주쳤다.

돔 광장 근처의 한가로운 토요일 아침

돔 광장 근처의 한가로운 토요일 아침

잘자흐 강을 건너 구시가지로 넘어가니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다. 오래된 요새의 언덕 아래 성당을 비롯한 고건축물들이 즐비하다. 돔 광장에서는 토요일 아침의 평화로운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간판의 명품거리 Getreidegasse

아름다운 간판의 명품거리 Getreidegasse

이곳은 구시가지의 오래된 명품 거리. 아름답게 조각된 간판들이 눈길을 끈다. 특명을 받았던 탓에 루이 비똥 매장에도 한번 들어가봤다. 하하;

50년 전통의 보스나 그릴

50년 전통의 보스나 그릴

그리고 우연히 발견한 짤츠부르크의 명물 보스나 그릴. 50년도 더 넘은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어찌나 줄이 길던지, 허기진 배와 싼 가격이 아니었으면 그냥 지나쳐 버렸을지도. 하지만 한 입 베어무니 그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아직도 그 바삭한 빵의 감칠맛과 톡 쏘는 소스의 향긋함이 느껴지는 것 같다.

물의 궁전, Schloss Hellbrunn

물의 궁전, Schloss Hellbrunn

오후에 남는 시간에는 잠시 짬을 내 버스를 타고 구시가지 근처의 헬부른 궁전에 다녀왔다. 여름에 가면 온갖 분수들이 장관을 이룬다고 하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차분한 풍광이었다. 따스한 겨울 어느 토요일 오후의 이 느긋함. 짤츠부르크의 일상은 이런 것일까. 괜시리 낭만적인 상상에 빠져본다.

어둠이 짙게 깔린 할슈타트 기차역

어둠이 짙게 깔린 할슈타트 기차역

이제 더욱 더 낭만적인 호수 마을 할슈타트로 발길을 향하자. 기차를 두어번 갈아타니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경치를 맞이한다. 넓디 넓은 호수와 깎아 지른 산등성이들. 이들 알프스 산맥의 호수들을 모아서 짤츠캄머굿이라고도 부른댄다. 어느 덧 해가 저물고 도착한 곳은 할슈타트 기차역. 이곳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면 마을이 있다. 달빛조차 없는 어둠은 호수의 너비를 가늠케하지 않는다. 쉭쉭 물길을 가르는 소리만이 내 마음을 가르고 있다. 오늘 밤은 미리 예약해 두었던 숙소에서 마음의 정리도 하면서 일찌감치 잠을 청해야지.

내일은 이번 여행의 방점을 찍는 날. 하겐버그로 돌아가야 한다. 싫다~

짧은 여행 #5 – 프라하 ~ 짤츠부르크

2008년 2월 8일.

빈의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난 이후 프라하에서 삼일동안 동고동락한 소영이와 국환이. 국환이는 같은 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해서 더욱 반가웠었지. 각자 여행지가 달라 아쉽지만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빈으로 돌아간 뒤 짤츠부르크행 기차를 타야 했고, 이들은 동유럽 더 깊숙히 헝가리 쪽을 돌아본 후 한국에 돌아갈 것이라 했다. 사람들이 북적대는 터키식 소시지 레스토랑에서 마지막 만찬을 함께 한 후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프라하의 삼일을 함께 추억한 세 친구

프라하의 삼일을 함께 추억한 세 친구

그런데 앗! 간발의 차이로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어쩔 수 없이 버스는 포기하고 멀리 돌아가는 짤츠부르크행 기차에 몸을 싣기로 했다. 이런 느긋함이 또 여행의 묘미겠지.

짤츠부르크 특급, 텅빈 객실

짤츠부르크 특급, 텅빈 객실

낯선 사람들 틈에 끼여 꾸벅꾸벅 조는 동안 어느새 남은 것은 텅빈 객실과 지는 저녁놀. 그리고 다시 그만큼의 시간을 놓아준 후에야 껌껌한 린츠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서도 다시 시간이 빡빡했던 관계로 아슬아슬한 환승을 경험하였다.

한밤중 한가한 짤츠부르크 중앙역

한밤중 한가한 짤츠부르크 중앙역

기차의 갑갑한 공기가 지겨워질 때쯤 도착한 짤츠부르크 중앙역. 밤 11시가 넘었다. 역 가까운 곳의 Hotel-Pension Adlerhof라는 비싼 숙소를 잡아두었는데 햄버거를 먹으면서 여유 부리다가 길 찾는데 다시 한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지.

짤츠부르크의 하룻밤을 책임진 Adlerhof 객실

짤츠부르크의 하룻밤을 책임진 Adlerhof 객실

오늘 하루는 이동하느라 시간을 다 써버렸구나. 자, 이제는 짧지만 조용한 휴식을 가지는 밤. 내일은 시내를 한바퀴 돌아본 뒤에 호수 마을 할슈타트로 떠날 예정이다.

짧은 여행 #4 – 프라하

2008년 2월 7일.

아침 일찍 일어나 본격적으로 프라하 시내에 나가보기로 하였다. 화창한 날씨에 들뜬 기분이 아직도 기억난다.

창밖으로 내다 본 프라하 교외의 모습

창밖으로 내다 본 프라하 교외의 모습

원래는 민박집 아저씨가 차근차근 설명해주신대로 잘 찾아갈 예정이었으나… 트램 안에서 재잘대는 동안 정류장을 놓치고 말았다. 이윽고 달리고 달려 도착한 곳은 프라하 교외의 어느 한적한 들길.

신비함을 가득 품은 별모양의 집

신비함을 가득 품은 별모양의 집

원래대로라면 프라하 성에 있어야 했지만 아무렴 어떤가. 이것도 보통 관광객들이 찾지 않는 곳을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계속 들어가보았다. 무슨 귀족의 사냥터 아니면 별장 같은 곳이었는데 그 끝에는 기묘한 별 모양의 집이 있었다. 분명 보통 집은 아닐텐데, 찾아보니 역시나 사연이 있군… 하지만 자세한 것은 길어서 생략:)

시원한 하늘, 따뜻한 구름, 그리고 낙하하는 빛줄기

시원한 하늘, 따뜻한 구름, 그리고 낙하하는 빛줄기

원래의 목적지인 프라하 시내에 도착한 것은 오후 늦은 시간이었다. 청명하다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렸던 그날의 하늘. 그리고 은은한 빛을 자아내던 건물들. 모든게 아름다웠다.

하늘이 정말 아름답게 빛났던 프라하 광장

하늘이 정말 아름답게 빛났던 프라하 광장

사실 프라하 광장에서의 목적지는 한식당 코바였다. 안내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동상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골목을 찾아야 했는데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듯 몇바퀴나 돌았는지 모르겠다. 물론 그만큼 꿀맛나는 저녁을 먹을 수 있었지만.

Don Giovanni 인형극을 보았던 극장 입구

Don Giovanni 인형극을 보았던 극장 입구

식사 후에는 근처의 국립(?) 인형극장에서 Don Giovanni 인형극을 보았다. 원래 체코의 인형극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으니 집중하기는 어려웠다. 옆에서는 다들 쿨쿨~

멀리 보이는 프라하 성의 불빛

멀리 보이는 프라하 성의 불빛

프라하하면 야경, 야경하면 프라하! 오스트리아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달려온 것도 바로 이 야경을 보기 위해서였지. 한밤 중에도 차갑게 빛나고 있던 프라하 성. 그리고 쌀쌀한 까를교. 분명 예쁘기는 하였지만 차가운 겨울 바람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쓸쓸함 때문이었는지 기대했던 만큼의 감동은 아니었다.

그 유명한 체코 맥주를 사기 위해 들렸던 Tesco

그 유명한 체코 맥주를 사기 위해 들렸던 Tesco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는 근처 Tesco에 들려서 다시 맥주와 안주거리를 샀다. Pilsner라고 했던가? 캔이 몇개 남아서 가방에 넣고 다녔는데 이후 터지는 바람에 청소하느라 혼났다. 그러고보니 이날은 설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국 땅에서 보낸 설날. 여행기간 중 가장 많은 구경을 하고, 가장 많은 일을 겪었던 하이라이트였다.

짧은 여행 #3 – 빈 ~ 프라하

2008년 2월 6일.

빈에서 더 보고 싶은 것들이 많이 생겼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프라하행 버스를 타기 위해 일찌감치 민박집을 빠져 나왔다. 프라하의 야경을 봐야 한다는 의무감에 젖은 탓이겠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해버리면 평생 후회할 것만 같았다. 이렇게 뒤숭숭한 기분으로 찾은 버스 정류장. 여기에서는 앞으로 2박 3일동안 기막힌 여행을 함께 할 인연들을 만나게 된다.

프라하행 Student Agency 버스

프라하행 Student Agency 버스

이것이 우리가 탔던 버스. 국경 근처에서 버스를 갈아탔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가격은 우리 돈으로 이만원이 안 되었던 것 같은데 4시간여 동안 호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영화도 나오고 비행기처럼 승무원이 커피도 타준다:)

프라하로 가는 버스 안에서 만난 이국적인 풍경

프라하로 가는 버스 안에서 만난 이국적인 풍경

국경을 넘은 뒤 마주친 버스 밖 풍경은 오스트리아와 사뭇 달랐다. 전형적인 중세 유럽의 한적한 시골 마을 느낌이라고 할까.

체코 어딘가에서 마주친 삼성 광고판

체코 어딘가에서 마주친 삼성 광고판

체코에는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정말인가보다. 크게 붙어 있는 삼성 광고판이 반가웠다.

프라하의 어딘가에서 거금을 들여 먹은 체코 음식

프라하의 어딘가에서 거금을 들여 먹은 체코 음식

도착해서 돈 바꾸고 전철 타고 겨우 민박집을 찾고나니 이미 해는 저물어가고 있었다. 어차피 3일이나 있을 예정이니 가볍게 근처 프라하 시내를 돌며 저녁 식사를 하였다. 이때는 간도 크게 비싼 레스토랑을 찾아 들어갔다. 무슨 양고기인지 닭고기인지를 썰어 먹었는데 체코 전통 음식인지는 잘 모르겠다. 손님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사랑을 속삭일 수 있는 그런 분위기의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짧은 여행 #2 – 빈

2008년 2월 5일.

오전에는 전시장에 들려서 분위기를 느껴보았다. 처음에 입장권 사서 들어가려고 봤더니 25 유로나 하더라. 전시회 자체는 우리나라의 SEK(요즘도 하네!)과 비슷한 성격이랄까. 확실히 요즘 이런 전시회의 의미와 규모가 점점 축소되는 추세인 것 같다. 크게 물건을 파는 것 같지도, 대단한 신제품의 홍보를 하는 것 같지도 않고, 그저 사업상 의무감에 나오는 것 같다고나 할까? 참, 신기하게도 우리나라 무역 관련 관공서에서 나온 부스도 하나 있더라.

FLUX 테이블 주위에 몰려든 인파들

FLUX 테이블 주위에 몰려든 인파들

오후에는 시내로 옮겨가서 빈 미술사 박물관 구경을 하였다. 유럽 안에서도 1, 2위를 다툴 정도의 고품격 회화 미술품들을 소장하고 있다는데. 정말 걸어다니다 허리가 부러질 정도로 많기는 하더라. 처음에는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서 하나씩 자세히 들여다 봤었는데 도저히 하루에 끝낼 일이 아니더라. 마지막엔 정말 의무감으로 한바퀴 다 돌고 나왔다.

미술사 박물관 1층 로비의 공격적인 석상

미술사 박물관 1층 로비의 공격적인 석상

미술관을 나와서는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 근처를 배회하였는데 우연히 같은 민박집의 아가씨 일행과 마주치게 되었다. 덕분에 이번 여행중 몇 안 되는 독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저녁에는 한국 사람들과 함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아쉽게도 사진 한장 없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시겠지.

해질녁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에서 독사진

해질녁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에서 독사진

밤에는 시민 공원 안에 있는 공연장에서 왈츠 공연을 보았다. 미리 예약을 해놓은 표가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아깝지 않은 공연이었다. 민박집의 또 다른 친구와 함께 본 덕분에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었다.

스트라우스와 모차르트의 왈츠 공연

스트라우스와 모차르트의 왈츠 공연

이제 빈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클림트 그림이 유명한 벨베데레 궁전 같은 곳도 가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 계획대로 프라하를 가야할지 아니면 차라리 며칠 더 빈에 머물지 고민된다.

짧은 여행 #1 – 빈

2008년 2월 4일.

딱 한달만에 돌아오는 빈이다. 2박 3일동안 열리는 ITnT 2008에 연구실의 새로운 테이블 탑 시스템인 Flux가 전시되기 때문이다. 예전에 잠깐 언급했던 바 있는 Intoi의 후속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Microsoft 부스 내에 초청받아 전시된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Surface라고 착각하기도. 출발 전 급조한 팜플렛에는 부시시한 내가 모델로 출연하기도 했다.

내가 주인공으로 나온 FLUX 팜플렛!

내가 주인공으로 나온 FLUX 팜플렛!

오후에는 본격적으로 관광 모드 돌입. 일단 민박집부터 찾았다. 일부러 전시장에서 제일 가까운 곳으로 골랐지. 비엔나하임!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든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짐을 푼 다음에는 일단 근처의 Kunsthaus를 관람하였다. 유명한 건축가 Hundertwasser와 또 유명한 사진작가 누군가의 전시가 있었는데 이름은 까먹었다.

알록달록 아담한 빈 시립 미술관

알록달록 아담한 빈 시립 미술관

저녁에는 Wiener Staatsoper에서 Tosca 공연을 봤다. 원래는 굉장히 비싼 공연이지만 특이하게도 입석 티켓을 공연 직전에 판매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고, 배낭여행객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몇시간씩 줄을 서서 사곤 한단다. 서민들에게도 열려 있는 공연을 하기 위해서라나. 줄 서다가 만난 수다스러운 브라질 친구들과 함께 보았는데 내용은 그다지 기억 나지 않는다;

빈 국립 오페라 극장 맨 끝 자리에서

빈 국립 오페라 극장 맨 끝 자리에서

오페라 하우스 바로 옆에는 Sachertorte의 바로 그 Hotel Sacher가 자리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시간이 없어서 들어가보지는 못 했지만.

Sachertorte의 바로 그 Hotel Sacher

Sachertorte의 바로 그 Hotel Sacher

참, 빈에 오는 길에는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에 들려 아침을 먹었는데 간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마르쉐! 가끔 큰 맘 먹고 가서 먹는 그곳이 원래는 이렇게 평범한 곳이었구나.

그늘 아래

2008년 2월 17일 7번째

타블렛에 쌓인 먼지도 털어볼 겸 별 생각 없이 끄적거렸다. 왠지 화사한, 하지만 즐겁진 않은 그런 느낌을 담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나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