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009

짧은 여행 #2 ? 빈

2008년 2월 5일.

오전에는 전시장에 들려서 분위기를 느껴보았다. 처음에 입장권 사서 들어가려고 봤더니 25 유로나 하더라. 전시회 자체는 우리나라의 SEK(요즘도 하네!)과 비슷한 성격이랄까. 확실히 요즘 이런 전시회의 의미와 규모가 점점 축소되는 추세인 것 같다. 크게 물건을 파는 것 같지도, 대단한 신제품의 홍보를 하는 것 같지도 않고, 그저 사업상 의무감에 나오는 것 같다고나 할까? 참, 신기하게도 우리나라 무역 관련 관공서에서 나온 부스도 하나 있더라.

FLUX 테이블 주위에 몰려든 인파들

FLUX 테이블 주위에 몰려든 인파들

오후에는 시내로 옮겨가서 빈 미술사 박물관 구경을 하였다. 유럽 안에서도 1, 2위를 다툴 정도의 고품격 회화 미술품들을 소장하고 있다는데. 정말 걸어다니다 허리가 부러질 정도로 많기는 하더라. 처음에는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서 하나씩 자세히 들여다 봤었는데 도저히 하루에 끝낼 일이 아니더라. 마지막엔 정말 의무감으로 한바퀴 다 돌고 나왔다.

미술사 박물관 1층 로비의 공격적인 석상

미술사 박물관 1층 로비의 공격적인 석상

미술관을 나와서는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 근처를 배회하였는데 우연히 같은 민박집의 아가씨 일행과 마주치게 되었다. 덕분에 이번 여행중 몇 안 되는 독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저녁에는 한국 사람들과 함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아쉽게도 사진 한장 없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시겠지.

해질녁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에서 독사진

해질녁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에서 독사진

밤에는 시민 공원 안에 있는 공연장에서 왈츠 공연을 보았다. 미리 예약을 해놓은 표가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아깝지 않은 공연이었다. 민박집의 또 다른 친구와 함께 본 덕분에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었다.

스트라우스와 모차르트의 왈츠 공연

스트라우스와 모차르트의 왈츠 공연

이제 빈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클림트 그림이 유명한 벨베데레 궁전 같은 곳도 가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 계획대로 프라하를 가야할지 아니면 차라리 며칠 더 빈에 머물지 고민된다.

짧은 여행 #1 ? 빈

2008년 2월 4일.

딱 한달만에 돌아오는 빈이다. 2박 3일동안 열리는 ITnT 2008에 연구실의 새로운 테이블 탑 시스템인 Flux가 전시되기 때문이다. 예전에 잠깐 언급했던 바 있는 Intoi의 후속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Microsoft 부스 내에 초청받아 전시된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Surface라고 착각하기도. 출발 전 급조한 팜플렛에는 부시시한 내가 모델로 출연하기도 했다.

내가 주인공으로 나온 FLUX 팜플렛!

내가 주인공으로 나온 FLUX 팜플렛!

오후에는 본격적으로 관광 모드 돌입. 일단 민박집부터 찾았다. 일부러 전시장에서 제일 가까운 곳으로 골랐지. 비엔나하임!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든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짐을 푼 다음에는 일단 근처의 Kunsthaus를 관람하였다. 유명한 건축가 Hundertwasser와 또 유명한 사진작가 누군가의 전시가 있었는데 이름은 까먹었다.

알록달록 아담한 빈 시립 미술관

알록달록 아담한 빈 시립 미술관

저녁에는 Wiener Staatsoper에서 Tosca 공연을 봤다. 원래는 굉장히 비싼 공연이지만 특이하게도 입석 티켓을 공연 직전에 판매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고, 배낭여행객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몇시간씩 줄을 서서 사곤 한단다. 서민들에게도 열려 있는 공연을 하기 위해서라나. 줄 서다가 만난 수다스러운 브라질 친구들과 함께 보았는데 내용은 그다지 기억 나지 않는다;

빈 국립 오페라 극장 맨 끝 자리에서

빈 국립 오페라 극장 맨 끝 자리에서

오페라 하우스 바로 옆에는 Sachertorte의 바로 그 Hotel Sacher가 자리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시간이 없어서 들어가보지는 못 했지만.

Sachertorte의 바로 그 Hotel Sacher

Sachertorte의 바로 그 Hotel Sacher

참, 빈에 오는 길에는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에 들려 아침을 먹었는데 간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마르쉐! 가끔 큰 맘 먹고 가서 먹는 그곳이 원래는 이렇게 평범한 곳이었구나.

Layar 2.0의 반격, 그리고 우려

얼마 전까지 Wikitude 소식이 넘쳐나던 가운데 잠잠하던 Layar가 한방 터뜨리고 나왔습니다. Layar Reality Browser 2.0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다양한 서드 파티 레이어를 지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얼마 전 API 베타 테스터를 모집하며 사업계획서까지 요구하는 치밀함을 보이더니 단기간에 87개나 되는 레이어가 만들어졌군요. 본고장인 네덜란드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 깊습니다. 국내에서는 근처의 호텔 정보가 몇개 나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만, 아직 본격적인 참여가 없는 것 같네요.

현재 500개의 API를 추가 배포하고 있으며, 개발자용 위키도 공개가 되어 많은 정보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출시될 삼성 안드로이드폰에 Layar가 기본 설치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다방면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네요.

이렇게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 공개된 레이어들을 보면 GPS와 콤파스를 이용한 위치 기반 서비스로써의 면모는 분명 잘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서비스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강조하는 측면인 증강현실, 즉 카메라 영상의 활용은 여전히 부족해보입니다. 영상을 직접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배경으로만 사용하기 때문일까요. 레이어에 올라온 정보들은 실제 눈 앞에 보이지 않는 먼 거리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배경이 없어도 사용에 큰 문제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둥둥 떠다니는 풍선이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비단 제 개인적인 느낌만이 아닐 것입니다.

Layar나 Wikitude를 새로운 형태의 위치 기반 서비스로써는 환영하지만, 증강현실의 전형으로 보는 것에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겠습니다. 문득 Sekai Camera가 한창 주가를 올리던 작년, 증강현실의 거품을 경계하자MacIntyre 교수의 이야기가 떠오르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