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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mputer is Personal Again

벌써 몇년 지나긴 했지만 많은 영감을 주던 광고가 있습니다. HP에서 “The Computer is Personal Again”이라는 제목으로 만든 연작인데요. 각 분야의 유명인사들이 생활 속에서 즐기는 컴퓨터의 모습을 미래적인 인터페이스로 표현하였습니다. 아래의 영상들을 보면 느낌이 오듯 ‘현실 공간 내에서 손을 이용한 가상 객체 조작’이라는 혼합현실스러운 개념을 담고 있습니다.

httpvp://www.youtube.com/view_play_list?p=B7EE93BC8B43E263

Nintendo의 Wiimote가 선전한 이후 Microsoft의 Project Natal과 Sony의 새로운 콘트롤러 등이 좇아가는 흐름과도 일맥상통하죠. 저도 ZCam과 같은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AR에 접목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기에 이 광고를 보며 여러가지 상상을 하고는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Roku’s Reward”의 경우를 봐도 그렇고 HP가 이쪽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듯 한데 요즘엔 무엇을 하고 있으려나요.

ISUVR 2009

증강현실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자들이 이번주 한국을 찾았습니다. 광주 GIST에서 개최되는 7번째 ISUVR (International Symposium on Ubiquitous Virtual Reality)에 참석하기 위해서인데요. 학회 참석 전 서울 KIST에서도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Nokia Research에서 AR 관련 연구를 이끌고 있는 Kari Pulli는 모바일 폰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영상 처리 기법들을 소개하였습니다. 특히 최근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영상 descriptor 생성과 matching에 대한 부분은 예전에 따로 세미나도 했던 내용이었지만, 역시 저자 직강을 들으니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이외에 모바일 폰에서 여러 장의 사진으로 HDR 영상이나 파노라마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는데요. 기존에 PC에서 오프라인으로 하던 작업들이 모바일상에서 직접 가능하게 됨에 따라 재미있는 응용들이 많이 등장할 것 같습니다.

토론 시간에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영상 처리를 위한 GPU의 활용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았습니다. 마지막에 잠깐 보여준 슬라이드에서 fixed point 연산으로 hand optimized된 CPU 코드와 GPU 코드의 수행 속도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고, 저도 지금 작업하고 있는 일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답변은 요약하자면 현재의 모바일 플랫폼은 메모리 대역폭의 한계 등으로 실제 최적의 성능을 뽑아내기 어려운 상태인 것 같고 다음 세대 정도를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모바일용 OpenCL은 아직 공식적으로 예정된 내용이 없는데 Nokia 내부적으로는 OpenGL ES 2.0을 wrapping해서 테스트하고 있는 듯 하였습니다.

오스트리아 TU Graz의 Daniel WagnerARToolKitPlus의 개발자로 잘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모바일 폰에서 실시간으로 구동하는 NFT (natural feature tracking)를 선보이며 일약 스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트래킹 쪽에 집중된 주제를 기대하였는데 정작 모바일 AR에 대한 개론이 대다수 내용을 차지하여 약간 김이 빠지긴 했습니다. 그래도 최근 진행중인 일에 대한 언급은 유용한 정보가 되었습니다. 여기서도 모바일 파노라마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니 요즘 유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토론 시간에는 NFT 알고리즘의 scalability에 대한 질문을 하였는데 역시 대량의 feature에 대한 matching은 쉽지 않다는 이야기와 함께 현재 연구를 계속 진행중이라는 정도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이후 이어진 오후 세션에서는 독일 M?nster University의 Antonio Kr?ger가 주로 프로젝션 AR의 사용성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곁다리로 소개한 PhotoMap이 오히려 흥미로웠는데 안내판의 지도를 사진으로 찍어서 네비게이션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자리를 옮기며 현재의 위치를 두번 찍어주면 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지만, Wagner의 지적대로 사진을 정면에서 찍지 않으면 안 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호주 University of South Australia의 Bruce Thomas가 자신의 Wearable Computing Lab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를 소개하였습니다. 이곳은 몇년 전 ARQuake로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죠. 프로젝터를 이용한 spatial AR을 디자인 프로세스에 적용하는 연구에 대한 소개도 있었는데, occlusion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하였습니다.

지난 3년 동안 계속 참석하였던 ISUVR을 올해에는 가지 못하게 되었지만, 대신 이렇게라도 좋은 강연을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앞으로도 국내에서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TED에서 AR 시연 해프닝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TED. 이 무대에 설 수 있다면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일 것입니다. 이런 마음에 다른 사람들이 해놓은 일을 자기가 한 것으로 거짓말을 한다면 어떨까요. 올해 2월에 있었던 TED 2009에서 바로 그런 해프닝이 일어났습니다.

Flash에서 마커 인식과 추적을 가능하게 해주는 FLARToolKit이라는 라이브러리가 있습니다. AR 분야에서는 이미 고전이 되어 버린 ARToolKit을 Java로 포팅한 NyARToolkit라는 것을 다시 ActionScript로 포팅한 것입니다. 비록 이제는 식상할 수 있는 마커 기반이지만 디자이너들에게 익숙한 Flash 기반으로 웹에서 바로 돌릴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는 FLARToolKit으로 만든 GE의 Smart Grid 데모Popular Science지의 표지에 실려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습니다. iPhone을 처음 jailbreak하여 유명해졌다는 Chris Hughes라는 사람은 바로 이 FLARToolKit과 Papervision 3D을 자신이 만든 프로젝트인 것처럼 TED에 발표해버린 것입니다.

며칠 전 동영상이 공개되자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샀고, 뒤늦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불미스러운 마무리가 된 모양입니다.

이번 사건은 좀 극단적이긴 하였지만, 연구를 하거나 개발을 하면서 credit을 적절히 표현하지 못하는 문제는 의외로 많이 있다고 봐요. ARToolKit이 현재의 위상을 갖게 된 것은 오픈 소스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였지만,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GPL의 강제성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하지 않는 것도 굳이 엮어볼 수 있는 하나의 사례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