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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느끼는 홀로그래피

SIGGRAPH 2009Emerging Technologies 전시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이 등장한 모양입니다. 이중 증강현실과 관련 있는 것으로 동경대에서 출품한 Touchable Holography가 눈에 띕니다.

동 연구실에서는 작년에 이미 Airborne Ultrasound Tactile Display라는 새로운 형태의 촉감 제시 장치를 선보인바 있습니다. 초음파를 이용하여 허공에 압력장을 만들어냄으로써 촉감을 느끼게 해주는 신기한 장치였죠. 저는 그때 바로 근처 부스에서 IncreTable의 전시를 하였고, Student Volunteer 일로 전시홀을 배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았던 탓인지 직접 체험해본 기억이 나지 않네요. 안타까운 순간입니다.

아무튼 이번에 나온 작품은 작년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3차원 홀로그래피 영상과 결합하여 마치 가상 객체를 실제 눈 앞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당장 실용화가 가능한 기술은 아니겠지만, 이전에는 만질 수 있는 홀로그래피라는 것을 SF 영화 밖에서 생각할 수나 있었을까요.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더욱 기대됩니다.

iPhone SDK 3.1 기대중

지난 달 iPhone 3GS의 등장과 함께 발표된 iPhone SDK 3.0은 새로운 영상 편집 기능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AR 혹은 영상처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반쪽짜리 카메라 API에 아쉬움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카메라 영상에 실시간으로 접근하는 대신, 수십초 내외로 잘라낸 클립을 받아오는 것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때문에 AR 업계에 종사하는 몇몇 관련자들은 Apple사에 대한 공개 청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 API를 내놓으라고 말이죠. Apple이 이 편지를 읽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이번에 공개된 iPhone SDK 3.1 beta 2에 API가 추가된 것 같다는 소문입니다.

사실 저는 이것보다 더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요. 바로 이 전 루머의 마지막에 적혀 있던 “OpenGL 개선”이라는 문구입니다. 요즘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GPGPU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보니, OpenGL ES 2.0을 지원하는 iPhone 3GS의 성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원하는 확장 목록에는 가장 중요한 GL_OES_texture_float이 빠져 있습니다. PowerVR SGX 칩의 한계는 아니고 Apple의 드라이버 상에서 지원하지 않는 것이죠. 일반적인 게임 등에서는 크게 중요한 기능이 아닐테니까요.

아직 여러가지 면에서 시기상조인 감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쪽의 좋은 소식도 한번 기대해봅니다. 아무튼 강력한 하드웨어에 다양한 센서로 무장한 iPhone 3GS가 유연한 API까지 제공한다면 모바일 AR 플랫폼으로써의 왕좌를 차지하게 될 것 같군요. 내장 콤파스 덕분에 WikitudeLayar로 히트를 친 Android의 뒤를 잇는 것일까요.

TED에서 AR 시연 해프닝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TED. 이 무대에 설 수 있다면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일 것입니다. 이런 마음에 다른 사람들이 해놓은 일을 자기가 한 것으로 거짓말을 한다면 어떨까요. 올해 2월에 있었던 TED 2009에서 바로 그런 해프닝이 일어났습니다.

Flash에서 마커 인식과 추적을 가능하게 해주는 FLARToolKit이라는 라이브러리가 있습니다. AR 분야에서는 이미 고전이 되어 버린 ARToolKit을 Java로 포팅한 NyARToolkit라는 것을 다시 ActionScript로 포팅한 것입니다. 비록 이제는 식상할 수 있는 마커 기반이지만 디자이너들에게 익숙한 Flash 기반으로 웹에서 바로 돌릴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는 FLARToolKit으로 만든 GE의 Smart Grid 데모Popular Science지의 표지에 실려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습니다. iPhone을 처음 jailbreak하여 유명해졌다는 Chris Hughes라는 사람은 바로 이 FLARToolKit과 Papervision 3D을 자신이 만든 프로젝트인 것처럼 TED에 발표해버린 것입니다.

며칠 전 동영상이 공개되자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샀고, 뒤늦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불미스러운 마무리가 된 모양입니다.

이번 사건은 좀 극단적이긴 하였지만, 연구를 하거나 개발을 하면서 credit을 적절히 표현하지 못하는 문제는 의외로 많이 있다고 봐요. ARToolKit이 현재의 위상을 갖게 된 것은 오픈 소스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였지만,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GPL의 강제성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하지 않는 것도 굳이 엮어볼 수 있는 하나의 사례가 될까요.